

서로 사는게 바빠 얼굴 본지 오래된 친구들이
온단다
냉장고를 열어보니 묵은지뿐...
뭘 만들어주나
불연듯 만두가 떠올랐다
친정아버지께서 유독 좋아하셨던 이북식 왕만두
우리 다섯자매는 몇백개분의 만두를 빚기위해
몇포기인지도 모를 김치를 다지곤 했었다
아버지 입맛을 닮아서일까
내게도 만두는 즐겨먹는 몇 안되는 음식이
되어 버렸다
갑작스레 차려진 상위에 놓여진 만두와 김치전
점심 먹은지 얼마 되지 않아 배부르다던 친구들은
맛있다를 연발하며 게눈 감추듯 먹어치웠다
고맙지 뭐
비록 입써스비일지라도 맛있다는데...
별것 아닌 상차림에 소소한 행복을 나누고 간
친구들....
우리네 인생
뭐 별거없지만 때론 맘껏 소리도 지르고
실컷 웃기도 하고 그렇게 좋은 사람들과 행복
느껴가며 살아가는게 그리 살아지는게 아닐런지...
느닷없이 찾아와 오랜만에 박장대소 할 시간을
만들어준 친구들
고마우이.....
이렇게 나의 겨울을 시작해본다
만두속에 아버지를 그리워하며....